오늘은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난다
내 어릴 적 부모님은 태산과 같은 분이셨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자랐다.
나는 부모님의 큰 사랑 덕분에 어린 시절을 잘 보냈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학교 교육도 받게 되고
내 인상은 비교적 평탄하게 보내나 싶었는데
한글을 깨우치면서부터 사람에 따라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식 습득 능력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나의 불만은 부모님에게로 향하게 되었다
"왜? 나를 이렇게 다른 아이들 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애로 낳았냐고 ~~~ㅎㅎ"
나의 불효막심한 투정에도 부모님은 그냥 흐뭇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학교도 안 가는 애들도 있는데 넌 학교는 잘 가지 않니"
"그리고 넌 공부는 못 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지 않니 그림 못 그리는 애들도 얼마나 많은데"
아들에게 이렇게 용기를 주신다 그러나 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지속되었다
시간이 지나 부모님이 국민학교 문턱도 못 가봤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나는 부모님에 대한 실망과 원망이 더 커져만 갔다
학창 시절은 불만이 가득 찬 채로 지나갔다
세월이 지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내 생각은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주변 동료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이 생활고가 힘들어 친척 집에 아이를 맡기는 사연도 있었다.
친척 집에 맡겨진 아이는 늘 정서적으로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을 고아원에 맡겨져 한순간에 의지할 곳 없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오지 않는 부모님을 평생을 그리워하며 가슴에 한이 되었다는 사연이다
이런 사연을 들으면서 내 마음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초등학교 교육도 받지 못했는데 자식들 오 남매를 키운다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불효막심한 자식들을 버리지 않고
사회생활하는데 아무 문제 없게까지 키워 주셨지 않는가 생각이 여기 미치니
어릴 적 철없던 나의 행동이 너무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나는 부모님의 참 모습을 알고부터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고
때로는 부모님이 세상 이치에 맞지 않는 말씀을 하셔도
마음의 눈으로 부모님의 말씀을 들었고 절대 토를 달지 않았다
이때부터 나는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릴까
그 생각뿐이었다.
한동안 부모님께 효도한답시고 열심히 부모님을 뵈로 다녔다
다행히 집사람도 내 마음을 알고 잘 호응해 주었다
그 결과 부모님은 우리 부부에게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그렇게 몇 해 동안 부모님과 여행도 가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의 거동이 많이 불편함을 느끼고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의사의 말이 혈관이 너무 많이 막혀 심장이 부어서 호흡이 굉장히 어려우셨을 텐데
이때까지 어떻게 견디셨는지 의문이라고 한다
나는 의사에게 수술하면 나을 수 있냐고 질문한다
연세가 고령이라 수술하다 돌아갈 수 있으니 그냥 요양병원에 모시라고 한다
부모님 건강에 관심을 진작에 가져야 했는데
그냥 맛있는 음식 사드리고 공기 좋은 곳 구경시켜 드리는 데만 신경 썼지
어머님 건강을 챙기지 못한 나의 무지함이
어머님 건강이 손쓸 수 없는 상황까지 왔구나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왔다
어머님을 요양병원에 모신지 5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새벽
요양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어머님께서 오늘 넘기기 어려우실 것 같다고.....
나는 한 다름에 달려갔다
어머님께서는 막내아들이 오기를 기다리셨는지 호흡을 고르고 계셨고
내 손을 꼭 잡고 응급차를 타고 가면서 눈을 감으셨다
응급실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하려고 의료진이 와서
어머님의 상태를 확인하고는이미 오실 때 임종하셨다고 말한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보름 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아버님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치매로 요양병원 신세를 지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도 벌써 11년이 지났다
난 내 삶이 어렵고 힘들 때 부모님을 자주 찾아갔다
아무 말 없이 부모님 곁에만 있어도 위안이 되었다
부모님은 언제나 인자한 모습으로 아들을 반긴다
아들의 어려움을 신통하게 아신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아신다 어떻게 알까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
아마도 돌아가신 부모님을 온전히 이해할 때쯤이면
나 또한 호호 할아버지가 되어있을 것이다~
아직도 난 부모님의 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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